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Tags
- 설장구학교
- 원주 꽹가리
- 데이브레이크 들었다 놨다
- 원주 쇠
- 연남동덤앤더머's - 너랑하고 싶다
- 원주 사물놀이
- 원주 농악
- 원주 진도북춤
- 메써드 after burn
- 윤중임
- 내 귀에 도청장치 실험
- 원주 장구
- 원주 태평소
- 원주 어린이 삼눌놀이
- 원주 소고
- 원주 직장인 풍물
- 원주 윤중임설장구
- 원주 유아 풍물
- 원주 설장구
- 원주 문정숙 설장구
- 원주 북
- 원주 북놀이
- 포스트 패닉(post panic) - Kung Fu Fighters
- 칵스 사랑춤
- 로맨틱펀치 - 토요일밤이 좋아
- 원주 설장고
- 원주 풍물
- 원주 북춤
- 원주 어린이 풍물
- 원주 소고놀이
Archives
- Today
- Total
삶사랑
대설주의보 본문
대설주의보
최승호
해일처럼 굽이치는 백색의 산들.
제설차 한대 올 리 없는
깊은 백색의 골짜기를 메우며
굵은 눈밭은 휘몰아치고
쬐그마한 숯덩이만한 게 짧은 날개를 파닥이며……
굴뚝새가 눈보라 속으로 날아간다.
길 읽은 등산객들 있을 듯
외딴 두메마을 길 끊어놓을 듯
은하수가 펑펑 쏟아져 날아오르듯 덤벼드는 눈,
다투어 몰려오는 힘찬 눈보라의 군단,
눈보라가 내리는 백색의 계엄령,
쬐그마한 숯덩이만한 게 짧은 날개를 파닥이며……
날아온다 꺼칠한 굴뚝새가
서둘러 뒷간에 몸을 감춘다.
그 어디에 부리부리한 솔개라도 도사리고 있다는 것일까.
길 읽고 굶주리는 산짐승들 있을 듯
눈 더미의 무게로 소나무 가지들이 부러질 듯
다투어 몰려오는 힘찬 눈보라의 군단.
때죽나무와 때 끓이는 외딴 집 굴뚝에
해일처럼 굽이치는 백색의 산과 골짜기에
눈보라가 내리는 백색의 계엄령
-시집, 대설주의보, 민음사, 19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