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량 2012. 4. 7. 13:04

찰나 (刹那)

 

우리의 말 중에 '찰나'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지극히 짧고 빠른 시간을 말하는 것입니다.

 

찰나(刹那)는 불교용어 입니다.

찰나는 Ksana의 음역으로 찰나나 차나라고도 하고 일념(一念)이란 뜻으로 번역합니다. 찰나를 시간의 단위로 환산하면 1/75초가 된다고 하지만 이 시간은 보통의 우리가 생각하는 시간 단위 중에서 가장 짧은 단위입니다. 찰나(刹那) 에 대해서는 불교논서 <구사론(俱舍論)>의 이론과 <승기율(僧祇律)>의 이론이 자주 인용됩니다.

 

<구사론>에 따르면 하루는 30모호율다(牟呼栗多)이고 1모호율다는 30납박(臘縛)입니다. 1납박은 60달찰나, 달찰나는 120찰나입니다. 이런 계산으로 현재의 일일 24시간, 한시간 60분, 일분 60초로 환산하면 0.013초에 해당합니다.

 

<승기율>의 계산은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20념(念)이 1순(瞬)이고, 20순이 1탄지(彈脂), 20탄지가 1납박, 20납박이 1수유(須臾), 30수유가 하루라는 계산입니다. 따라서 <승기율>의 시간 계산으로는 1념이 0.018초라고 하니 1찰나의 시간이 얼마나 짧은 것인가 상상하기 조차 어렵습니다.

 

찰나는 시간 관념에서 아무런 느낌조차 없는 상태인 것입니다.

 

<대비바사론>에 그 찰나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데 그 이야기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어느 날 가는 명주 한 올을 젊은 사람 둘이서 양쪽 끝을 당기고 칼로 명주실을 끊었더니, 명주실이 끊어지는 시간이 64찰나였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그것을 알 수 있는 시간은 적어도 120찰나쯤이 되어야 감이 온다고 합니다.그러므로 찰나가 얼마나 짧은 시간을 말하고 있는 지 짐작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120찰나는 단찰나라고도 하며 시간으로 약 일의 오분의 삼초 정도 된다고 합니다. 과거, 현재, 미래의 삼세가 찰나 위에서 이루어진다고 하며, 찰나삼세라고 합니다.

 

한역한다면 염(念), 염경(念頃;한 생각을 일으키는 순간), 일념(一念), 발의경(發意頃) 혹은 생장(生藏)이라 하며 간단하게 염이라고 합니다. 극히 짧은 시간, 순간, 시간의 최소단위를 말한다. 일설에 의하면 사람이 손가락을 한번 튀기는 사이(一彈指時)에 65찰나를 계산한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일탄지시의 65분의 1을 1찰나라고 합니다.

 

이 밖에 찰나의 개념을 구체적으로 정리하여 살펴보면,

 

첫째, '인왕반야경'권상 관용품에는 90찰나를 1념이라 하고, 1찰나에 900번의 생멸이 진행된다고 합니다.

둘째, '대지도론'권30, 권83에선 60념을 1탄지로 삼고, '구사론'권12에선 65찰나를 1탄지로 간주합니다.

셋째, '대반야경'권347에선 하루, 낮, 반나절, 한시간, 식경(食頃), 수유, 아이(俄爾), 순식경(瞬食頃)의 순서에 의하며 1식경(아침먹는 사이)에 대한 구체적인 시간의 길이를 말하고 있습니다.

 

모든 존재가 찰나에 생기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하는데 계속적인 생멸현상을 찰나생멸이라고 합니다. 사물의 무상한 궁극적인 모습을 일기(一期)생멸이라 표현하기도 합니다. 현재의 1찰나를 현재라 하고, 전찰나를 과거, 후찰나를 미래라 하며, 이 셋을 합하여 찰나 삼세(三世)라 합니다. 시간의 개념을 구체화시키기 휘한 불교도의 노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에 대한 느낌은 주관과 장소와 상황에 따라 다르므로 정확하게 표현하려는 자체가 사고를 범주화시킬 우려가 있습니다.

(출처 : ''찰나' 란 말의 유래는?' - 네이버 지식iN)